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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리뷰

[인생리뷰] 5. 나의 승선기 - 승선기 5편

by 나의 30대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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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기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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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 [인생리뷰] - [인생리뷰] 5. 나의 승선기 - 승선기 4편

 

[인생리뷰] 5. 나의 승선기 - 승선기 4편

승선기 4편 이전 글을 안 보셨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2022.03.25 - [인생리뷰] - [인생리뷰] 5. 나의 승선기 - 승선기 3편 [인생리뷰] 5. 나의 승선기 - 승선기 3편 승선기 3편 이전 글을 안 보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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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도 인생썰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길었던 저의 승선기를

오늘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사실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배에서 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보니

3항사, 2항사 시절의 일들은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항해사시절 마지막 이야기
항해사시절 마지막 이야기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 3항사 시절

 

나는 실습선을 총 2배를 탔고

각각 8개월, 6개월 총 14개월을 타고

정식으로 항해사 면허를 발급받아

3항사로 취임하였다.

 

사실 실습기간은 1년만 채우면 되는데

두 번째 배에서 계약기간이 6개월로 작성되어

불가피하게 2개월을 손해 봤다.

 

실습항해사의 월급은 50만 원 남짓에

배에서 나오는 수당을 포함하면

월 100만 원이 안 되는 

최저임금 미달의 급여를 받고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실습기간을 지나고

정식으로 3등항해사가 되는 순간

월급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내가 탔던 배의 3항사 월급은

약 300만 원이었고 수당까지 포함하면

월 330만 원 정도(세후)를 수령했던 것 같다.

 

당시 내가 20살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월급도 높았고

배의 특징상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어

열심히 모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나는 실습 때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3항사로 일을 시작하였고

실습 때는 안보이던 실무적인 일들을 수행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운 좋게 나는 첫배에서 바로 2항사로

8개월 만에 본선 진급을 하게 되었다.

 

빠른 진급~
빠른 진급~

 

당시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2배 정도(약 16개월?) 타고선

2항사로 진급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대학교 졸업생들도 첫배를 타고

두 번째 배에서 본선 진급을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고졸이라는 스펙 대비 빠른 시간에 진급을 하게 되었다.

 

정말 운 좋게 진급하였는데

마침 내가 8개월째 배를 타던 때

우리 배가 수리를 위해 중국의 조선소에 있었고

2항사가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였다.

 

당시 선장님이 부산해사고 출신이셨고

새로운 2항사를 받느니

3항사를 진급시켜 같이 타겠다고

회사에 강력히 주장해주셔서

내가 진급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동기들 대비

짧은 3항사 기간을 가졌고

3항사 기간 동안에는

어떻게 시간이 간지 모르게

바쁘게 지나갔던 것 같다.

 

배는 2항사부터 시작인 듯하다.

 

8개월 만에 본선에서 진급한 것은 좋았으나

계약을 새로 갱신하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다시 배를 6개월 더 타게 된다.

 

첫배를 총 14개월을 탔는데

후에 동기들과 이야기했을 때

내가 가장 긴 기간 동안 첫배를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2항사가 되고

우리의 첫 항해는 중국의 조선소로부터

필리핀으로 향하는 항해였다.

 

2항사부터는 3항사때와 달리

책임이 따르는 업무들을 맡게 된다.

 

2항사는 보통 배의 항해와

안전장비들에 대한 관리를 수행하는데

이 중 항해의 경로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던 것 같다.

 

진급하고 첫 항해인

중국에서 필리핀까지의 항로는

이전 2항사가 경로를 정해주고 가서

시간을 벌었지만

필리핀에서 다음 항해인 한국까지의

경로부터는 내가 직접 결정을 하게 된다.

 

보통 해도에 주요 포인트를 지정하여

해당 포인트를 지나도록 항로를 결정하는데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이동하는

약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경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대략 이런식으로 해도에 항로를 그리는 업무를 수행한다.
대략 이런식으로 해도에 항로를 그리는 업무를 수행한다.

 

다행인 것은 2항사부터는

12시부터 4시까지의 당직을 수행하는데

미드 와치(Mid Watch)라고 부르는 저녁 당직에는

실습생이나, 조타수 한 명과 나 단 둘이 당직을 수행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가적인 업무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약 1~2달 정도면 2항사 업무도 익숙해지고

업무에 익숙해지면

사실 2항사가 배에서는 가장 편한 포지션(?)인 듯하다.

 

당직 시간도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항로는 요령만 있으면 4시간 당직 안에 그리고도 남는다.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은 

해도의 업데이트인데

이 또한 요령만 습득하면

금방 끝내고는 당직시간 동안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며

바다를 구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번외] 조선소 이야기

 

내가 진급했던 장소인 조선소는

배가 따로 고장 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사와 유지보수를 위해 가는데

사실 3년간 승선하면서 딱 한번 가봤다.

 

당시 중국의 대련이라는 곳의 조선소를 갔는데

조선소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우리가 갔던 중국 대련의 조선소
우리가 갔던 중국 대련의 조선소

 

조선소에 들어가면

사실 항해사의 업무는 크게 없었다.

 

낮 시간에 배의 페인트칠, 자재관리 등을 하고

저녁에 잠을 자는 육상의 9 to 6와 같이 일을 하는데

배의 외관관리가 1항사의 업무이다 보니

나는 1항사의 업무지시를 수행하고

업무가 없는 날은 쉬기도 했다.

 

하루는 따로 업무가 없어

배에서 쉬고 있다가 점심을 먹고

2기사와 같이 외출을 나가게 되었다.

 

나는 외출을 나가면

보통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갔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백화점으로 향했던 것 같다.

 

나는 배에서 필요한 물건들과

선원들을 위한 간식들을 살 생각이었는데

화물 당직과 달리 외출 시간이 길다 보니

다른 구경거리부터 탐색을 시작했다.

 

먼저 백화점에는 영화관이 있었는데

외국에서 영화를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영화 티켓을 예매하였다.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 영화를 봤는데

생각해보니 중국이라 자막도 중국어였다.

 

다행히 매드맥스 영화는

대사보단 액션 위주였고

빠박이로 시작해서 빠박이로 끝나는 영화였기에

무리 없이 봤던 것 같다 ㅎ

 

그리고 쇼핑을 좀 즐기다

저녁시간이 되어 백화점의 레스토랑에 갔다.

 

중국어를 못했기에

대충 그림만 보고 스테이크와 음료를 주문했는데

먹어보니 맛이 좀 이상했다.

 

나중에 우리를 데리러 온 현지 대리점에게 들었는데

우리가 먹은 메뉴는 두꺼비 스테이크에

따뜻한 파타야 주스였다고 한다......

 

이렇게 또 재미없었던

나의 승선기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시간부터는 승선 이후의

대학생활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여기까지 저의 인생 썰이였습니다.

 

다음에도 저의 인생 이야기를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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